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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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미경 작성일 18-10-19 07:17 조회 108회 댓글 0건본문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단체로 ‘사랑나눔통장’을 만들었다. 당시엔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이 올 때만 책상 서랍 속 깊숙이 들어가 있던 통장을 꺼내어 아이들 통장에 겨우 만원씩 넣어 주었다.
연말쯤인가 어느날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랑의 저금통을 가지고 왔는데, 선생님이 가득 채워서 오랬다며 전부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서 넣겠다는 말을 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내 아이가 저런 생각을 할까...
그날 이후 아이들에게 나눔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심어 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아이들 손잡고 봉사 현장으로 다닐 수는 없었고 우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게 했다. 매달 용돈의 10%는 무조건 ‘사랑나눔통장’에 기부를 하게 했다. 그리고 5%는 저금하고 나머지를 쓰게 했다. 엄마의 설득과 강요에 못이겨 마지못해 응하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성향이 둘 다 너무 다르다보니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지금까지 계속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날 보니 아들 책상 위에 적십자 회원증이 있었다. 군대 가기전 매달 기부금을 자동이체 해 놓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대견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딸아이는 용돈을 많이 주나 적게 주나 늘 부족하다고 말하는 아이라 몸으로 하는 봉사를 택했다. 중학교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나눔공동체’란 시설에 자원봉사 신청을 하였다. 엄마가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의 목욕을 시켜주는 동안 딸아이는 어린 동생들에게 책 읽어주고, 빨래 개고, 몸이 불편한 친구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봉사를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는 것 같았다.
나눔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임과 동시에 나에게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일임을 아이들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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