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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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현정 작성일 17-07-02 21:59 조회 179회 댓글 1건본문
벌써 실습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났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다짐했지만 마음만큼 쉬운 하루하루는 아니었던 것 같습다.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된 재가노인 도시락 배달 업무는 매일 아침 오전에 교육을 받고 나면 언제나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희망의 집에 가서 50여 개의 도시락 준비를 돕고 포장해서 어르신들에게 배달해 드리는 일은 많이 낯설었습니다. 처음 보는 어르신들의 얼굴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풍기는 집들은 한 번 찾아간 것만으로는 완전히 외울 수 없었기도 했고 말입니다. 도시락 배달을 할 때마다 바뀌는 자원봉사자 분들도 조금 낯설었는데, 모두 선한 마음으로 돕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랬습니다. 그래도 배달을 모두 마쳐갈 즈음에는 말이 터서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어서 그건 다행이었다고 한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체험한 이천조에 속한 거주지들은 예전에 본인이 생활했던 집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어르신들과 더 빨리 마음이 틀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소화한 일정은 각종 사업 프로그램을 보조하러 다녀왔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요일에는 이동목욕 사업을, 금요일에는 어르신 단짝 친구 맺기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됐는데, 처음에 이런 이벤트에 참여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런 활동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동목욕 사업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목욕탕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목욕탕은 본 기관에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주는 곳이라고 해서 좋은 일 하는 곳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활동부터 이야기 해보자면, 솔직히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왜냐하면 기관에서 동행하시는 분이 사회복지사 한 분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잘 통솔할 수 있을까?' 그러한 고민이 출발하기도 전에 머릿 속을 꽉 채웠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스스로 본인의 자리를 찾고 본인이 필요하신 만큼 목욕도 하시고 시간도 맞추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어르신들은 마냥 약하고 무책임한 분들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금요일에 했던 어르신 단짝 친구 맺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르신들은 스스로 자기 짝꿍과 옆 사람들을 챙기고 연락도 하고 계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노력하셨고 소외된 사람이 없게 하려고 서로 독려도 하셨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어르신들도 다 잘 하실 수 있지' 라고 생각해왔고 또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제가 저를 잘 모르고 했던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르신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내심 놀라는 제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수요일 오전에 들었던 교육인 '노인에 대한 이해' 를 배웠던 게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때 더이상 노인들은 아무 것도 못 하는 무력한 존재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은 어르신들이 지금은 힘들고 어려운 모습이지만 그걸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의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교육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들을, 이 두 가지 활동에 참여하면서 다시금 되새겼던 것 같습니다.
1주간이 정신없이 흘러간 만큼 2주간은 더 많은 것을 좀 더 여유있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일에 참여하게 될 텐데 거기에서도 잘 적응해서 어르신들과 함께 잘 어울리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햇빛(치매)노인복지센터님의 댓글

어르신들과 함께 목욕탕을 따라 들어가는 친숙함과 적극성으로
앞으로의 남은 실습일정도 유익하게 잘 익혀나가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