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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생이야기

실습 2주차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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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현정 작성일 17-07-10 12:56 조회 12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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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을 시작한지 2주가 훌쩍 지나갔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주가 갔고 어느새 저에게 이 기관에 있을 시간은 일주일 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는 지난 주와는 다르게 외부로 나갈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변함없이 도시락 배달을 나갔고 어르신들은 벌써 저의 얼굴이 익숙해지셨는지 업무 때문에 하루 나가지 못했던 것도 기억하시더군요. 확실히 지난 주보다 더 반겨주시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걸 보고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저라는 실습생 하나도 그냥 찾아와주는 사람 하나로 생각해주지 않아주셨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습니다. 저는 이 분을 그저 지나가는 어르신 한 분으로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분들을 봽고 지나가야했고 때문에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도 그분들은 저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히려 감사해야 되는 건 그분들을 통해 옛날에 어려웠던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저였고, 그토록 사회복지를 원했던 초심을 되새길 수 있었던 저였는데 말입니다. 손을 잡아주시고 안아도 주시고, 환하게 웃어주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주에 새롭게 방문하게 된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주간보호센터로, 그곳에는 치매를 앓으시는 많은 어르신들이 계시는 곳이었습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가볍게 앓으시는 분들도 있었고 무거운 단계에 접어드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처음 방문 할 때 긴장돠고 두려운 마음도 조금 있었는데, '치매'라는 말을 들으면 예전에 저희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으셨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께서는 단시간에 악화되는 치매로 인해 좋지 않은 증상들을 많이 모이고 떠나셨기에 그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이 안에도 그런 분이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렇지만 주간보호센터에 있는 분들과 반나절을 보내고 나서는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져갔습니다. 함께 가요 활동을 하고 체조나 요가도 하고, 동화를 읽어드리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 저는 제 자신이 선입견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였을까요. 어르신들은 정말 치매라는 것을 잘 모를 정도로 모든 활동을 잘 수행하셨고 따라와 주셨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손을 가만히 잡아주시는 분도 있었고, 당신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치매라는 틀에 갇혀 있으셨지만 영혼마저도 부자유한 분들이 아이었음이 느껴졌습니다. 주간보호센터에 있으면서 아직까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당신의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분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정확한 지식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은 언제 쯤이 되어야 이 사회에서 숨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저는 그 생각을 이번 주에 정말 많이도 했습니다.
 
이제 이 주말이 지나면 저에게 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지는 시간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게 됩니다. 저는 이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더 배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르신들은 이런 제게 무엇을 알게 하고 느끼게 해주실까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음 3주차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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