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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권오선 기자] "우리가 있어야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는 초소에 기대어 밤거리를 순찰하는 자율방범대 대원은, 언제든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9월 22일 오후 9시, 대전 중구의 한 다리 아래. 낡은 컨테이너 하나가 어둑한 길목을 지키고 있다. 초소라 불리는 이 공간은 지역 자율방범대의 거점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노년의 대원들이 하나둘 모여 경광등을 어깨에 달고 순찰 준비를 한다. 이들은 햇살론캠코 30년 넘게 지역 치안을 위해 헌신해 왔다.
하지만 그들이 머무는 초소는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
지자체나 경찰의 공식 승인 없이 주민들의 자율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다.
불법이라는 낙인은 활동을 옥죄는 족쇄가 됐다.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서자 조촐한 공간 안에도 별내 맛집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30년이라는 역사를 증명하듯 역대 대원들의 활동사진이 눈에 띄었다.




22일 대전 중구 모 자율방범대 초소에는 30년의 세월이 기록된 사진들이 진열돼 있었다. 사진=권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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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원은 "노년층이 대부분인 대원들은 매일 밤 1~2시간씩 골목을 돈다"며 "활동은 자부심이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또 다른 대원은 초소 문제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불법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개선 사항에 대해 공식적으로 건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레트로하우스 .
B대원은 "불법이라 하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시설 개선이나 이전이 필요해도 공식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하며 활동 제약을 설명했다.
C대원은 관리 주체가 경찰과 지자체 사이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은 지자체에서 일부 지원받지만, 작년 법이 바뀌면서 운영 권한은 경찰로 넘 인천저축은행적금 어갔다"며 "그 사이에 책임 공백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대원들은 사실상 치안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었다. 순찰을 따라 나서자 골목길에서 주민 몇 명과 마주쳤다.

한 시민은 "밤길이 어두워도 멀리서 경광등 무리가 보이면 안전하다고 느껴져요"라며 안심했다.




22일 대전 중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자율방범대원들이 방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오선 기자.


최근 사회적 불안이 커지자 방범대 활동 범위는 더 커졌다. 특히 대낮임에도 학생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방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 대원은 "경찰에서 별도 지원이 없어도 아이들 안전을 위해 우리가 먼저 나선다"고 말했다. 낮에는 양지를 살피고, 밤에는 음지를 살피는 대원들의 순찰복 사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발걸음은 늦춰지지 않았다. 현재 지역 자율방범대들의 대부분은 인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고령화도 나타나고 있었다.
A대원은 "오랫동안 사명감을 가지고 했던 우리도 불법초소라는 것 때문에 스스로 위축된다"며 "하물며 젊은 사람 중에 불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면 나서서 할 사람이 있을까"라며 고충을 드러냈다.
권오선 기자 ko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