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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환경미화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쓰레기 수거차가 마주 오던 순찰차를 피해 후진하던 중 차량 후미에 매달려 이동하던 환경미화원이 전봇대 사이에 끼어 숨졌다. 그런데 사망한 환경미화원이 속한 업체가 사고 발생 불과 넉 달 전 강서구청 안전점검 당시 모든 항목에서 '양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고 원인이 된 '작업자가 매달린 경우 운행 금지' 준수 여부도 구청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장과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점검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이 강서구로부터 은행대출모집인 제출받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도급사업 합동 안전·보건 점검표'에 따르면, 5월 22일 실시된 2분기 점검에서 이번 사망 사고가 난 A업체는 총 22개 세부 항목 모두 '양호'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안전 점검은 점검반이 해당 업체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분기별 1회씩 연 네 차례 이뤄진다.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서울 강서구청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도급사업 합동 안전·보건 점검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 제공


22개 세부 항목은 △후방영상장치·양손조작스위치·안전멈춤바 작동 여부 △청소차량 작업표시등·반사띠 부착 여부 △안전모·안전화·작업장갑 등 보호구 착용 여부 △근로시간(오전3시 초특가 ~오후12시) △3인 1조 작업 △악천후 시 작업시간 단축·중지 등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이다. '작업 인원이 매달리거나 적재함에 탑승한 경우 운행 금지 준수 여부' 항목도 있는데 역시 '양호' 판정이 내려졌다.
현장에서는 환경미화원이 빠른 작업을 위해 차량 후미에 매달려 이동하는 관행이 여전한데 이런 위험성이 안전 점검에서 걸러지지 신한은행 직장인대출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면피용 종이조각'에 불과한 안전점검표"라며 "구청이 업체를 지도·감독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서구 관계자는 "기본적인 설비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다 보니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양호하다고 표시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업체에서도 주 1회 안전수칙 교육을 하지만,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이를 지 부산저축은행적금 키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점검반 구성도 위법 소지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합동 안전·보건 점검 시 구청과 업체가 함께 참여하되, 업체마다 실제 현장 근로자 1명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점검 명단에는 근로자가 빠져 있었다. 또 점검반 8명 가운데 강서구청 자원순환과 공무원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6명은 A업체 간부들이었다. 사실상 '셀프 점검'이나 다름 없었던 셈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안전 점검은 근로자의 근무 환경에 산재한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사고 예방이 아닌 서류용 점검으로 전락해 근로자 안전이 방치된 결과"라고 쓴소리를 했다.
A업체는 1997년부터 강서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도급계약을 유지해 온 장기 계약 업체다. 강서구는 환경미화원 사망 사고 직후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현장 점검을 진행해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